태백준령의 높은 봉우리로 둘러 쌓여 있는 강원도 신리 는 너와마을로 알려져 있다.
현재 팬션 형태의 체험마을이 있는 신리 삼거리 의 옛이름은 부쇠골과 화통골이며 이곳에서 산속으로 십여리 걷다보면 문의골이 나온다.
1988년 1월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이 마을을 찾아 갔었다. 전나무가 빽빽한 산속에는 발에 설피를 신고 멧돼지 창과 창개(사냥용 덫)로 무장한 노인들이 주루막(새끼를 꼬아만든 망태)을 등에 지고 산비탈을 바람처럼 달리고 있었다.
화전민 부락이 있던 이곳에는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너와집이 있다.너와집이란 잘 자란 소나무나 전나무를 너비 40-70cm, 두께 5cm 정도 크기로 톱이나 도끼를 사용하지 않고 나무 결대로 쐐기를 박아 기와처럼 지붕을 이은 집이다.
지난 월요일 다시 문의골로 달려 갔다. 혹시 마을이 없어 졌으면 어떡하나 하던 걱정은 기우가 됐다. 너와집 밑에 새로 지어진 기와집의 문을 두들 겼다.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신다.기자가 20년전 취재한 색동옷을 입고 널뛰는 꼬마사진을 보여주자 "이애가 우리딸 은영이인데" 라며 놀란표정을 지으며 반겨준다.우리딸은 지금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며 전화를 건다.
너와집 마당에서 할아버지 와 같이 놀던 기억에 생생하다는 딸 강은영(28)씨는 "한국의 오지기사에 우리집 이야기가 나온다는 이야기에 마냥 즐거워한다.
겨울 이면 할일이 없어 계곡에 내려가 개구리 잡기로 소일을 하던 산골마을이 지금은 새로운 사업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머루를 유기농으로 재배 해서 만드는 머루와인이 명품으로 자리 잡았고 동네 아주머니들은 공동으로 운영 하는 너와팬션에서 관광객을 맞이 하느라 분주하다. 이들의 소망은 화전민의 고향이던 이 곳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 고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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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순 편집위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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