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파문'을 일으킨 제8구단 히어로즈가 회원자격 박탈위기에 처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히어로즈가 납부하기로 한 36억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달 내로 전액 KBO 통장에 입금돼야 한다"며 "수일 내로 이사회를 열어 히어로즈가 가입금 전액을 KBO에 납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히어로즈는 그러나 지난 15일 '서울영업권' 분배 명목으로 두산과 LG에 건넨 30억원(각 15억원)과 KBO 통장에 넣은 6억원으로 가입금을 완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지난 6월에도 KBO 가입금 대신 두 구단에 24억원(각 12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히어로즈가 끝내 가입금 완납을 거부한다면 KBO는 총회(구단주 모임)를 열어 히어로즈의 회원자격 박탈까지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프로야구는 1991년 쌍방울 참가 이전인 7개 구단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 2월 현대 유니콘스 파산 이후 제8구단으로 창단한 히어로즈는 프로야구 참가조건으로 가입금 120억원을 KBO에 납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이택근 사태'까지 보여준 히어로즈의 행보는 다른 구단들과 팬들의 불신을 받기에 충분했다. 회원자격 박탈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초 히어로즈는 두 번째 분납금인 24억원의 납부일자를 연기해 달라고 KBO에 요청했다. 이에 신상우 총재는 7월7일을 최종 마감시한으로 못박고 "당초 약속했던 24억원을 7일까지 못 낸다면 퇴출시키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KBO의 '12월 내로 무조건 36억원 납부 방침'에 대해 히어로즈를 제외한 대부분 구단들은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히어로즈가 창단할 때 가입금 120억원을 KBO에 납부하기로 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금액에 대한 사용처는 결정된 바 없다. 지금 와서 두산 LG와만 짝짜꿍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구단 관계자도 "어떠한 경우에도 8개 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 부족하지만 히어로즈를 회원으로 받아들인 것 아니냐"면서 "구단 운영비 마련을 위해 주축선수들을 모조리 내다 판다면 프로야구가 제대로 운영될 리 없다. 차라리 그럴 거라면 히어로즈가 프로야구를 접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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