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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문화계 결산] <3>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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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문화계 결산] <3> 미술

입력
2009.12.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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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미술계에서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이 결정됐고, 거장들의 블록버스터 전시가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경제위기의 여파로 얼어붙은 미술시장은 깨어날 줄 몰랐고, 위작 사건과 미술품 로비 사건은 우리 미술계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도심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연초 서울 소격동 옛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조성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표는 미술계를 환호하게 했다. 1986년 과천에 생긴 국립현대미술관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도심으로의 이전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미술계의 숙원이 드디어 풀린 것이다. 그러나 기무사 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국군서울지구병원 이전 문제가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12월이 되어서야 서울관 건립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비어있는 기무사 건물에서 여러 행사를 열어 일반인에게 내부를 공개했는데, 대학생들의 그림을 파는 아트페어와 외부 기획사의 대관전에 먼저 자리를 내주는 의식없는 행태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

르누아르가 전해준 온기

올해도 수많은 명작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그 가운데 한국일보 주최로 5~9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행복을 그린 화가­_르누아르'전은 61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으면서 올해 전시 중 최다 관람객을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등 세계 40여 곳의 미술관과 개인이 소장한 르누아르의 작품을 모은 이 전시는 '시골무도회' '그네' '피아노 치는 소녀들' 등 그의 걸작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는 예술철학으로 평생 삶의 기쁨과 환희를 그렸던 르누아르는 21세기의 한국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흐지부지된 '빨래터' 위작 논란

2년 동안 미술판을 시끄럽게 했던 박수근 그림 '빨래터'의 진위 논란은 법정에서 허무하게일단락됐다. '빨래터'의 경매사인 서울옥션이 위작 의혹을 제기한 미술전문지 '아트레이드'를 상대로 낸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은 11월 "'빨래터'는 진품으로 추정되지만, 명예훼손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양측 모두 절반의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흐지부지 정리된 '빨래터' 사건은 미술계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미술품과 경매 시장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고, 미술 감정 시스템의 허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었다.

계속된 시장 침체, 로비 추문

미술시장에는 침체가 이어졌다. 서울옥션의 메이저 경매 낙찰 총액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고, K옥션의 실적도 40% 감소했다. 아트페어도 마찬가지여서 상반기 4개 아트페어 판매액은 전년 대비 28% 줄었고, 하반기에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도 신종플루 등의 악재 속에서 판매액, 관람객 모두 하강곡선을 그렸다. 화랑들도 예정됐던 해외 유명 작가의 전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미술품이 연루된 사회적 물의는 올해도 어김없이 빚어졌다. 국세청 전직 청장들 사이에 벌어진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며 유명세를 탄 최욱경의 그림 '학동마을'은 안타까움을 남겼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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