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펼쳐진 지구 반대편 안데스 고대 문명의 자취들은 마치 판타지 속에 들어 온 듯한 착각을 선물한다.
휘황찬란한 황금 유물과 기기묘묘한 토기 등 안데스인들의 초자연적인 세계관에 빠져들던 관람객들의 시선이 한 곳에 멈춰 섰다.
차가운 유리 벽 너머 쪼그려 앉은 한 소녀.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땋아 내린 채 수 천 년을 그 모습 그 대로 지켜온 미라는 곤히 잠을 자는 듯 평온하다.
아기처럼 쪼그려 앉은 것은 언젠가는 다시 태어날 희망의 표현. 말 없이 소녀를 바라보는 소년은 지금 수 천 년을 거슬러 오르는 시간여행 중이다.
13일 태양의 아들-잉카 전에서
박서강 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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