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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의 논형] 아시아 전략 큰 틀을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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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의 논형] 아시아 전략 큰 틀을 짜자

입력
2009.12.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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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주 중국대사에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임명되었다. 류대사는 이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대통령의 구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입장에 있고, 이 정부가 추구해야 할 지향점에 대해서도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인사다.

주중대사 기용된 MB 최측근

이러한 인사를 주 중국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우리 외교에서 중국의 비중을 한층 높인다는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아시아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는가 하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중국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최강국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경제, 군사, 국제정치에서 생기는 현안에 대하여 결정권을 쥐게 되는 핵심 국가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 특히 아시아에서 우리의 바로 이웃에 이러한 나라가 있다는 것은 한국의 미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국의 국력이 점점 강해지고 국제사회에 대한 그 영향이 확대되는 것에 가장 예민한 나라는 일본이다. 특히 종래 아시아지역에서 행사해오던 일본의 주도권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그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

하토야마 정부는 무혈유신(無血維新)을 내세워 일본 사회와 국가를 재편하고 국제사회의 힘의 변동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한다. 1868년 유혈유신인 메이지유신(明治維新)으로 근대국가로의 문을 열고 아시아 최강국을 만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과거와 같이 피를 흘리지 않고 국가를 전면적으로 개조한다는 의미다. 내각에 국가전략상을 임명하여 정부 싱크탱크를 중심 엔진으로 삼아 무혈유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과거 대동아공영권을 내걸고 만주국이라는 새 국가를 건설했던 만주철도주식회사의 브레인들, 즉 만철(滿鐵)싱크탱크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러한 일본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자세는 하토야마 총리가 내놓은 동아시아공동체론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일본 정부는 지난 자민당 정권과 달리 한국과 중국에 대하여 진취적인 자세를 취하고 서로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가려고 한다. 3국간의 역사 문제에서도 보다 전향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일본 중국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평화공존 체제를 만들고 상생할 수 있는 공동의 경제권을 만들 수 있다면 한국의 미래에 바람직한 방향이다. 따라서 동아시아공동체론은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제안한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3국간에 FTA를 체결하여 경제공동체의 기반을 마련하고, 문화, 스포츠, 교육의 장에서 공동체를 구상하면서 동아시아공동체를 형성하는 규범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하토야마 총리는 3국의 대학 간에 학점 인정제를 시행하자고 했다. 우리가 먼저 제안할 수도 있었던 주제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언어정책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것도 필요함과 동시에 이미 형성된 한자문화권을 보다 발전된 언어공동체로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동아시아공동체 구축 앞장을

중국대사의 역할은 우리의 통일정책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가진다. 동아시아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데서도 한국의 통일은 중요한 주제가 된다. 북한을 개방화하고 개혁하여 동아시아의 공동 발전에 보조를 맞추도록 하는 것은 한국의 통일뿐만 아니라 견실한 동아시아공동체를 구축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일은 외교부 혼자서만 할 수 없으며 대사관에서 혼자 처리할 수도 없다.

대통령 측근 인사인 류우익 중국대사의 부임에 즈음하여 정부는 아시아전략의 큰 틀을 다시 점검하고, 이러한 구상 속에서 집권 중반기의 동아시아정책을 보다 체계적으로 펼쳐가기를 기대한다.

정종섭 서울대 교수 · 새사회전략정책硏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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