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신고된 지적장애인이 두 번이나 경찰에 인계됐지만 경찰이 안이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다시 실종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장애인은 이후 9일째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인근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여전히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동삭동에 사는 1급 지적장애인 유모(53)씨가 지난 11일 오후 5시께 집 근처 식당을 나간 뒤 귀가하지 않아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유씨를 찾지 못했지만 그동안 두 차례나 경찰이 유씨를 보호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유씨는 11일 오후 7시30분께 집 근처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평택경찰서로 인계됐고, 경찰서 근처 B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어 유씨는 같은 날 오후 11시45분께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변을 걷다 고속도로순찰대에 발견돼 안성경찰서에 인계됐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자 40여분 뒤 안성시청 공무원에게 신병 인수증을 받은 뒤 인계했고, 이 공무원은 유씨를 시청 내 노숙인쉼터로 옮겼다. 이 쉼터에서 나간 유씨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두 번이나 경찰에 인계된 것을 알게 된 유씨 가족들은 "누가 봐도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사고까지 당했는데 신분확인도 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경찰에 강하게 항의했다.
경찰은 18일 엠버경보(실종사건 비상경보)를 발령한 뒤 경찰관과 기동대원 등 1,300여명을 동원해 평택시 안성시 화성시 등에서 집중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유씨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한편, 키 160㎝에 몸무게 53㎏인 유씨는 실종 당시 삭발한 머리에 녹색야구모자를 썼고, 검정색 점퍼에 군복바지 차림이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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