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은 방한 사흘째인 18일 여야 대표 등 정치권 인사, 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진 후 경주행에 오르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 등을 만났던 시 부주석은 이날도 경제인 조찬 모임, 여야 대표들과의 오찬 모임 등을 통해 한국 인맥을 다져나갔다.
시 부주석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잇따라 만나 양국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정몽준 대표는 "남한 인구 4,700만명 중에서 대략 1,000만명 정도가 북한과 연고가 있다"며 "중국의 대한, 대북 관계도 중요하겠지만 중국측이 북한에 사는 우리 동포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당직자들과도 면담했다. 정세균 대표는 "납북자나 국군 포로들이 한국으로 귀환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 당국은 이들이 원래 한국 국민임을 고려하고, 이들의 (한국행) 의사를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부주석은 "북한이 6자회담의 중요성을 공감한 것은 다행"이라며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을 유지하고, 6자회담을 추진하는 데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련 문제를 처리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 부주석은 박삼구 한중우호협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 등과 조찬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이 한중 해저터널을 제안한 데 대해 시 부주석은 "현재 중국과 대만 간에도 해저터널이 추진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충분히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오후에는 경주를 방문했다. 시 부주석은 세계문화유산인 반월성과 불국사를 참관하고 저녁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중국측은 시 부주석이 평소 신라의 역사문화와 유적에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 경주방문 일정을 우리측에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 부주석은 이날 경주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9일 오전 다음 순방국인 미얀마로 떠난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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