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라." 올 한 해 정보기술(IT) 분야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통신업계에 불어 닥친 가격 파괴 바람은 초당 과금제 도입을 예고했고, 가입비와 무선 데이터 요금 인하, 장기 가입자 할인으로 이어졌다. 특히 10월 말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은 국내 휴대폰 가격을 끌어내린 일등 공신이었다. 컴퓨터(PC)도 마찬가지. 저렴한 넷북 돌풍은 노트북과 데스크톱에도 영향을 미치며 저가 PC 바람을 몰고 왔다.
통신비 인하
지난 9월 SK텔레콤이 내년 3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초당 과금제는 10초당 18원씩 부과하던 이동통신 통화료를 초당 1.8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1초를 통화할 경우 36원이 부과됐으나 내년 3월부터는 19.8원이 부과돼, 통화료 인하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동통신 가입비도 지난달부터 SK텔레콤과 KT가 함께 내렸다. ST텔레콤은 5만5,000원에서 4만원, KT는 3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각각 20% 이상 인하했다.
장기 가입자의 요금 인하도 확대됐다. SK텔레콤은 2년 이상된 가입자가 1, 2년 약정으로 월2만9,000원 넘게 사용할 경우 사용량에 따라 월 3,000~2만원의 요금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
KT도 2년 이상 가입자가 1년 이상 재약정시 3만~4만원을 사용하면 최대 1만원을 깎아주고, 4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10% 추가 인하해 준다. LG텔레콤도 18개월 이상 약정한 가입자가 월 3만5,000원 이상 사용하면 사용량에 따라 월 5,000~2만5,000원을 할인해 준다.
무선 인터넷 요금도 대폭 내렸다. SK텔레콤은 월 정액 요금을 19% 내렸고, 기본으로 제공하는 무료 인터넷 사용량도 1.5배 확대했다. KT도 월 정액제의 무료 인터넷 사용량을 2.5배 늘렸으며, LG텔레콤은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를 2만원에서 1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아이폰이 일으킨 휴대폰 가격 인하
휴대폰 업계에 불어닥친 애플의 '아이폰' 바람은 무서웠다. 출시 1개월 남짓한 기간에 판매대수 10만대를 가볍게 넘어섰다. 아이폰은 KT에서 40만~50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한 덕분에 국내 판매가격이 30만, 40만원대로 떨어졌다. 아이폰과 경쟁을 벌이는 국내 휴대폰 업체들도 덩달아 가격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90만원대에 이르는 최신 휴대폰 '옴니아2' 등에 이동통신사와 별개로 자체 보조금을 20만원 이상 지급해 사실상 가격을 인하했다. LG전자와 팬텍계열 등도 스마트폰은 물론, 기존 휴대폰에도 10만~2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격 하락에 동참했다. 급기야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공짜폰이 살아났고, 휴대폰을 구입하면 현금을 얹어주는 웃돈 마케팅까지 재등장했다.
PC 가격 끌어내린 넷북
넷북(미니 노트북)은 PC 가격을 끌어내린 1등 공신이다. 국내ㆍ외 넷북 제조업체들은 40만~70만원대 제품을 쏟아내 100만원에 이르는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밀어냈다. 저렴한 가격과 작은 크기로 이동성이 뛰어난 넷북은 대학생 등 젊은 층 사이에 급속히 퍼지며 데스크톱 PC의 대체제가 됐다.
여기에 최근 KT 등이 휴대 인터넷(와이브로)을 판매하며 넷북을 선택하면 초기 구매비용을 덜어주는 마케팅을 펼쳐 PC의 가격 인하 바람을 부채질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연시와 졸업ㆍ입학철을 앞둔 점을 감안하면, 휴대폰 및 넷북의 가격 인하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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