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후진타오 시대'를 향해 뛰는 6명의 잠룡(潛龍) 가운데 2009년 단연 세간의 주목을 끌며 부활의 축포를 쏘아 올린 인물은'보시라이(薄熙來ㆍ60) 충칭(重慶)시 당서기이다.
보 서기는 67명의 폭력조직 두목을 포함 2,000여명의 조직폭력배들을 일망타진하고 부동산 재벌인 천밍량(陳明亮)등 재계 거물급 인사와 부패 공무원들을 잡아들이며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중국 공산당 공안 사령탑인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 등 극히 말을 아끼는 공산당 지도부까지도 보 서기의 조폭 소탕작전을 칭찬하고 나설 정도다.
"폭력배들은 인민들을 흉기로 난도질 했다.'범죄와의 전쟁'은 내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인민들의 심판이다"며 민생치안에 올인한 보 서기를 홍콩 시사주간지 야저우저우칸(亞洲週刊)은 11월 15일자 커버스토리로 집중 조명했다. 시진핑(習近平)국가 부주석과 함께 태자당(혁명원로 자녀출신 모임)의 대표주자인 보 서기의 야심 찬 정치 재기활동이 2009년 불꽃처럼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며 주목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덩샤오핑(鄧小平)과 절친한 '8인 원로'의 일원인 보이보(薄一波) 국무원 부총리의 차남으로 태어난 보 서기는 일찍부터 '미래 총리감 1순위'로 꼽혀왔다. 1992~2000년 다롄(大連)시장을 역임한 그는 다롄을 '북방의 상하이(上海)'로 불릴 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궜고, 친환경적 미래형 도시로 만들었다.
랴오닝(遼寧)성장을 거쳐 중앙정부로 진출한 그는 2004년 국무원 상무부장에 임명됐을 때만 해도 차기 총리감으로 자리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랴오닝 성장 당시 당서기인 원스전(聞世震)과의 불화설을 비롯해 스타의식에 사로잡혀 배려와 포용력 결핍 등의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진핑과 리커창(李克强) 등에 밀려 2007년 충칭시 서기로 사실상 좌천됐다.
그러나 그는 오뚝이 처럼 다시 일어서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성공을 통해 부활의 불꽃을 다시금 지피고 있는 것이다. 과거 자신에게 따라붙던 오점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일체의 행동거지를 삼가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 일본 등을 방문하려다 시진핑 부주석의 한일 방문일정이 잡히자 돌연 계획을 연기하는 등 드러남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2012년 18전대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의 진입이 유력하며 향후 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혹은 전인대 상무위원장 역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약력
-1949 중국 산시성 띵양 출생 -중국사회과학원 국제방송학과 대학원 석사
-1982 중앙정치국과 상무위원회 사무기구인 중앙서기처 연구실 근무
-1992~2000 랴오닝성 다롄시 부서기· 대리시장· 서기·시장 역임
-2000~2004 랴오닝성 부서기·성장
-2004~2007 중국 상무부 부장, 당 조직 부서기
-2007~ 중앙정치국위원, 현재 충칭시 서기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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