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라이프/ 홍콩 최고 스타일리스트… 나락… 재기…드라마같은 크리스틴 박의 삶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라이프/ 홍콩 최고 스타일리스트… 나락… 재기…드라마같은 크리스틴 박의 삶

입력
2009.12.18 01:33
0 0

때로 현실이 더 드라마 같을 때가 있다.

홍콩 최고의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명성을 날리다 지난달 서울 청담동에 크리스틴갤러리를 오픈하고 한국 활동을 시작한 크리스틴 박(56ㆍ박영숙)씨의 삶이 그렇다. 박씨는 최상류층의 화려한 세계부터 수백억 원대의 재산을 전 남편 때문에 한 순간에 날리는 고난까지, 정말 드라마같은 삶의 주인공이다.

박씨는 "30년만의 귀향이 꿈만 같다"고 했다. 20대에 외국생활을 시작, 30대에 이미 홍콩 최고의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명성을 쌓는 동안 한국에서의 활동은 2006년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열린 프랑스 홈페어에 초청돼 '크리스틴 박의 그림과 꽃과 가구전'을 가진 것이 거의 전부다.

박씨는 197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무용 유학을 떠났다. 냉전 시대 세계 초강대국 미국 사회의 풍요한 단면을 엿보면서 패션 및 리빙 산업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25세에 캐세이퍼시픽항공 승무원으로 입사하면서 홍콩으로 이주한 그는 비행이 없는 시간이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패션과 리빙 아이템들을 섭렵하고 관련 전시회도 빠짐없이 좇아 다녔다.

일종의 견습기였던 셈. 피에르카르뎅의 인 하우스 리빙스타일리스트인 미셀 로보 등 유명 예술가들과의 친분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인맥을 갖추고 수준 높은 리빙 감각으로 무장한 박씨는 곧 상류사회의 눈에 띄었다. 홍콩 최고의 호텔인 샹그릴라호텔의 후계자가 박씨의 감각을 높이 사 각종 연회의 스타일링을 맡기면서 크리스틴 박 스타일은 홍콩 상류사회의 상징이 됐다.

36세에 승무원 생활을 접으면서 박씨는 본격적인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고 각종 국제 연회나 국가 귀빈 행사 대부분이 그의 손길 아래 진행됐다.

리빙 스타일리스트로서 최고의 반열에 올랐지만 여성으로서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연민에서 출발한 첫 결혼은 8개월 만에 끝났고 '다시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접을 만큼 절절히 구애해 혼인했던 중국계 변호사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

2007년 이혼과 동시에 200억원대에 이르는 박씨의 홍콩 저택은 남에게 넘어갔다. 현재 그는 전 남편을 상대로 3,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박씨는 "세상을 다 손에 쥔 것 같던 시절도 있었고 세상에서 내동댕이쳐진 것 같던 시기도 있었지만 중요한 건 나의 스타일링 감각을 통해 기쁨을 맛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라며 "꽃장식, 테이블 세팅, 가구, 푸드 스타일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제품과 노하우를 소개하는 데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