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금촌역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조촐한 사진ㆍ꽃꽂이 작품전이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곳에 전시된 작품은 사진 25점 등 모두 36점.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취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파주의 10여명 청각장애인들이 1년여 동안 사진과 꽂꽂이 기술을 익혀 내놓은 작품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파주 장애인종합복지관의 지원을 받아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파주의 한 포장업체에서 일하다 실직한 엄강익(28)씨는 "실직했을 때만 해도 청각장애인을 받아주는 회사가 없어 막막했다"며 "그러나 카메라를 잡으면서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역시 사진작품을 전시한 김수진(30)씨는 "카메라를 처음 다루어본데다, 수화로 전문용어를 익혀야 했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며 "그러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가면서 작품전까지 열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한결 같은 꿈은 작은 사진관이나 꽃가게를 여는 것. 사진기술을 익힌 박문기(25)씨는 "웨딩숍에 취직해 돈을 벌어 나중에 (역시 청각장애인인) 여자친구와 함께 사진관을 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가르쳤던 지도교사가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일할 예정인 엄씨도 "일을 더 익힌 뒤 독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꽃꽂이 작품을 전시한 이용숙(48)씨는 "내년 3월 국가공인자격증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품전이 21일까지 계속된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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