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의 결론을 내년 5월로 미루자 조기 결론을 요구해온 미국 정부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고민을 이해한다",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며 후텐마 문제로 미일 동맹이 흔들리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자세도 엿보인다.
미 국무부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기존에 합의한 로드맵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방안의 실행을 위해 일본 정부와 긴밀히 대화할 것"이라며 오키나와 중북부 헤노코(邊野古) 연안 이전이 최선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크롤리 차관보는 "후텐마 문제 등은 일본 정부에게는 복잡한 문제라고 알고 있다"며 "일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으므로 협의를 계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어 "지역 주민들에게 영향을 주는 오키나와 미군의 존재는 일본인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좀더 시간을 달라고 했고 우리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수주나 수개월 일본과 고위급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텐마 주일 미군을 지휘하는 제임스 콘웨이 해병대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방침이 해병대의 괌 이전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일본 새 정부는 이전 정권의 합의와 의무들을 검토하고 있고 (우리는 이 합의에 대한) 새 정부의 공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결론을 연기키로 했는데 영향이 없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일본의 방침이 그렇다면 유감스럽다"고 답했다. 콘웨이 사령관은 "2014년까지 괌 이전이 가능한지가 의문이었는데 이 시점에서 연기는 그런 의문을 더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일본 언론은 "미 국방부 고위 관리가 격노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우회해서 들리고 있다((일본 정부 당국자)"며 미 정부는 겉으로 유연한 자세와 달리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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