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을 태우고 온천관광을 갔다 오던 관광버스가 도로 아래로 굴러 17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16일 오후 5시40분께 경북 경주시 현곡면 남사리 남사재 주변 왕복 2차로에서 승객 30명을 태우고 경주 방향으로 달리던 대구 골드관광 소속 관광버스(운전자 권모씨ㆍ55ㆍ대구 달성군)가 50여m 언덕 아래로 굴렀다.
이 사고로 17일 오전 1시30분 현재 이임순(80ㆍ여)씨 등 17명이 숨지고, 운전자 권씨와 승객 박모(66ㆍ여)씨 등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승객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승객들은 경주시 황성동의 같은 경로당 노인들로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언양읍으로 온천관광을 갔다가 경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사고 버스는 대구에 등록된 차량으로 차량 윗부분 3분의 1 가량이 찌그러지면서 아래로 내려앉았고, 앞뒤 범퍼가 모두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심하게 부서졌다. 한 구조대원은 "현장 도착 당시 버스 창문이 모두 깨진 채 서너명의 탑승객이 밖으로 튕겨 나와 신음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직후 경찰과 119구조대는 240여명의 인력과 구급차 25대, 펌프차 등 30여대의 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사상자들은 경주동국대병원과 계명대경주동산병원 등 경주시내 7개 병원에 분산 이송됐다.
경찰은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아 산 쪽으로 붙이려는 순간 옆으로 넘어지면서 언덕 아래로 굴렀다"는 운전자 권씨의 진술에 따라 운전부주의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날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 및 장례 절차, 보상 협의 등에 나섰다.
경주=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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