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억류한 그루지야 국적 화물기에서 발견된 북한제 무기 30여톤중 일부의 목적지가 스리랑카 콜롬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태국 경찰이 밝혔다. 태국 경찰에 따르면 화물기 승무원들은 최종 목적지인 우크라이나로 가는 중에 스리랑카와 중동지역에 화물 일부를 내려놓을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압류한 북한산 무기의 목적지가 이란일 것"이며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사들인 무기가 나중에 하마스나 헤즈볼라로 흘러 들어간다"고 추정했다. 동남아나 중동 등으로 목적지가 밝혀지면서 북한의 무기 판매선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NYT는 또 태국 정부가 억류한 화물기에서 발견된 북한제 무기 중에는 공중조기경보기(AWACS) 격추 미사일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태국 언론들이 보도한 수송기 화물칸 사진을 조사한 미국 무기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사진에서'K-100'이라고 쓰여진 화물을 확인했으며, 이 안에 미국ㆍ이스라엘 등이 운영하고 있는 공중조기경보기 타격용 미사일 'K-100 미사일'이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전문가는 미사일 겉포장의 크기가 K-100의 제원(폭 40㎝, 길이 6m)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에는 억류한 수송기의 화물칸에 'K-100'이라고 쓰인 상자와 함께 상자 겉면에 '78' '83' '86' '87'과 같은 일련의 숫자들이 보인다. 전문가는 나머지 상자에는 하마스나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소형 로켓이 적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 정부는 압수한 북한산 무기 35톤의 세부 목록을 만들고 있으며, 유엔과 협의해 모두 폐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벨로루시와 카자흐스탄 출신 승무원들은 경찰조사에서 화물기에 실린 화물이 원유 시추 장비인 것으로 추측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법원은 14일 억류된 화물기 승무원들에 대한 구금 기간을 12일 더 연장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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