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추구하는 영화는 장르의 혼합이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과 삶이 있어 어느 한 가지로만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뿐이다.
삶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놀라움의 연속이고, 세상은 전쟁, 증오 등 온갖 일이 벌어지는 실험장이다. 이 복잡다단한 세상에 대처하는 방법은 단 하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곧 희망이다. 나는 불치의 낙관론자다."
걸작 프랑스 영화 '남과 여'의 클로드 를르슈(72) 감독은 자신의 영화와 인생관을 이렇게 말했다. 11, 12월 두 달간 그의 영화 9편으로 특별전을 열고 있는 서울 대학로의 하이퍼넥 나다를 방문해 14일 저녁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지 2년 만의 내한이다.
열세 살 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단편영화를 찍기 시작한 그는 29세 때 작품인 '남과 여'로 1966년 칸 영화제에서 최연소 그랑프리를 받은 명장. 이날 상영된 '대중소설'은 그가 오직 작품으로만 평가받겠다는 생각으로 2007년 칸 영화제에 익명으로 출품해 호평을 받은 화제작이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영화 작업을 계속하는 열정의 원천을 묻자 그는 "사람과 사물에 열광하는 태도와 호기심, 유년기의 신선함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사랑을 강조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사진 원유헌기자 youhon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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