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네하라 마리 지음ㆍ조영렬 옮김/ 마음산책 발행ㆍ 276쪽ㆍ 1만2,000원
2006년 세상을 떠난 일본의 에세이스트 요네하라 마리는 <마녀의 한 다스> <대단한 책> <미식 견문록> 등 여러 권의 책이 최근 국내 번역돼 우리에게도 친숙한 편이다. 미식> 대단한> 마녀의>
공산당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아홉 살 때부터 5년 간 체코 프라하에서 국제학교를 다녔고 커서는 러시아어 동시통역사로 일한 덕분에, 그의 글은 코스모폴리탄적인 다양한 견문과 통찰이 특징이다.
<문화편력기> 는 그의 사후에 나온 책이다. 신문 등에 기고한 짧은 글들을 모았다. 자신의 전공 분야인 언어, 동서양 문화, 역사, 음식, 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는데 본격적인 문화편력기라기보다는 가벼운 에세이집이다. 문화편력기>
그 중에서도 프라하에서 학교를 다니다 일본에 돌아와서 겪은 문화적 충격, 동시통역사로 일하면서 느낀 러시아와 일본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쓴 글들이 읽을 만하다.
이를테면 체코에서는 도자기나 유리그릇에 요리를 담는데, 일본에서는 플라스틱 그릇을 쓰는 것을 보니 음식이 아니라 '먹이' 같더라는 토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관행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낙천적인 공산주의자였던 아버지, 노년에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회고하는 개인적인 수필도 포함돼 있다. 아무 데나 펼쳐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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