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미술관에서 경쾌한 팝아트의 향연이 펼쳐진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을 집중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을 12일 개막했다. 2007년 워홀의 20주기를 맞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렸던 워홀전에 이어 다시 미국 피츠버그의 앤디 워홀 미술관에서 102작품을 대여했다. 사진과 기록물, 워홀의 수집품 등 관련 자료 283점도 추가해 워홀의 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상업 디자이너로 출발한 워홀은 19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만개한 팝아트의 대표 작가다. 상품 광고, 대중스타 등 대중적인 소재를 작품에 끌어들이고 실크스크린 같은 대량 복제 인쇄 방식을 택해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의 이분법을 무너뜨렸다.
전시에는 워홀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들이 두루 나왔다. 마릴린 먼로와 마이클 잭슨, 비틀스 등 유명인의 초상화를 비롯해 워홀의 자화상, 꽃 연작, 캠벨 수프 깡통 그림 등이다. 다이아몬드 가루를 뿌린 종이에 실크프린트한 '그림자' 시리즈와 가로 길이가 11m에 이르는 '회상' 시리즈, 소변을 재료로 활용한 '산화' 등 추상적 경향을 보이는 작품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워홀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내년 4월 4일까지, 8,000~1만2,000원. 1544-0113
63빌딩에 있는 63스카이아트미술관에서 12일 시작한 '러브 앤 팝아트'전은 워홀을 비롯해 로버트 인디애나,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톰 웨셀만 등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5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사랑을 느끼다' '사랑을 갈망하다' '사랑을 쓰다' 등 사랑이라는 공통의 콘셉트에 초점을 맞춰 보다 대중적으로 꾸민 전시다.
미국 작가 웨셀만은 단순화한 여체 누드를 즐겨 그렸다. 여성 가슴의 굴곡진 라인을 정물과 교묘하게 결합한 '침실그림'과 담배 피우는 여성의 입술을 표현한 입체 작품이 눈길을 끈다. 글자 자체를 예술로 만든 인디애나의 '러브' 시리즈는 조각, 실크스크린 등으로 다양하게 소개되고, 미키마우스 등 미국의 일상 문화를 특유의 망점 패턴으로 표현한 리히텐슈타인의 작품도 걸렸다. 워홀이 삽화가로 활동하던 시절의 그림과, 강렬한 색채가 돋보이는 해링의 도자기 작품도 전시됐다. 작품 사이사이 포토존과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코너 등도 마련됐다. 내년 3월7일까지, 1만~1만2,000원. (02)789-5663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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