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중국의 인권운동가 펑정후(馮正虎ㆍ55)씨는 영화 '터미널'의 주인공처럼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 보안구역에서 한 달 가까이 숙식을 해 유명세를 탔다(본보 11월18일 보도). 당시 그는 음식을 구하기 어렵고 식수마저 수돗물에 의지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최근 펑씨가 너무 많은 음식에 둘러싸여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자에서 "5주 넘게 공항 터미널에서 먹고 자는 펑씨에게 최근 골칫거리가 생겼는데, 이는 다름 아닌 풍족한 음식 때문이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펑씨는 최근 공항 터미널 공용컴퓨터를 이용,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탑승객들이 주는 음식이 쌓여서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며 "여러분이 보여준 관심이 감사하지만 이제 더 이상 내가 잠을 자는 벤치 아래에 빵을 넣어둘 공간이 없다"고 밝혔다. 인권운동 전력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입국허가를 받지 못하자 11월 4일부터 나리타 공항에서 노숙해온 펑씨가 전 세계 언론의 주목 때문에 예상치 못했던 '배부른 고민'을 하게 된 셈이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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