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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성공스토리] <4> 충남 연기 '신바람 농장' 성승모-박종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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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성공스토리] <4> 충남 연기 '신바람 농장' 성승모-박종여 부부

입력
2009.12.1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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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연기군 금남면 달전리 배과수원'신바람 농장'에서 만난 성승모(64)ㆍ박종여(60)씨 부부는 배 포장작업에 한창이었다.

저온창고에서 배를 나르던 그가 "한번 먹어보라"며 건네 준 배를 한입 베어 물자 달기가 꿀맛이다. 당도가 15%까지 나온다는 게 성씨의 설명.

연 소득 1억원의 '부농비법'을 알려달라는 말에 그는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특별하게 할 말도 없는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새농민회충남회장, 영농회장, 마을이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면서도, 성씨는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라고 했다.

나만의 방법을 찾아서

성씨의 농장은 세종시 바로 남쪽에 있다. 그는 이곳에서 7,000여평의 과수원과 50마지기의 논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군 제대 후 24살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40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집에서 물려받은 15마지기 논으로 시작했다. 때가 되면 비료 주고 농약을 치던 어느 날 "벼농사만으로 잘 살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은 사과 과수원. 비탈진 산을 개간하고 사과나무를 심었지만 3년 만에 실패했다. 지형과 기후 등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무작정 시도한 결과였다.

사과농사는 그의 농업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실패였다. 바로 사과나무를 베어내고 배나무로 바꿨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과농사 실패는 철저한 준비와 과학영농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 성공의 어머니였지요."

배 과수원은 이 후 안정적 생산기반을 갖춰 나갔다. 그렇지만 뭔가 가슴 한구석이 허전했다. 남들을 따라 농약도 하고 비료도 듬뿍 주었지만 생육이나 당도 등이 기대에 못 미쳤다.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마침 안전한 먹을 거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었다. "비료와 농약을 친 배를 먹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계속하기도 그렇고 해서 과감하게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하기로 결심했지요."

그가 선택한 친환경 농법의 핵심은 땅의 힘을 기르는 것. 우선 그는 과수원 주위 산에 있는 낙엽을 모조리 쓸어 모아 미생물로 발효시켜 뿌렸다. 2,3년 주기로 미생물과 배합한 쌀겨도 넣었다.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자 지력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배의 품질과 당도가 높아졌다. 목초액과 은행나무 추출물을 농약대용으로 사용하며 저농약 인증까지 받아냈다. 전문가 자문도 구하고, 농협으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그의 노력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줬다. 연간 4톤 가량의 배를 생산하는 그는 서울과 대전의 농산물시장 출하도 하지만 상당수는 소비자들의 전화주문을 받아 판매한다.

더불어 살자

친환경 농법이 자리를 잡자 그는 1996년부터 인근마을 배 재배농가 20여명을 규합해 작목반을 만들고 모두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시켰다. 작목반원 모두 영농일기를 쓰면서 농법과 병충해 방제 등을 함께 논의했다.'금남배'라는 자체브랜드도 제작했다.

"좀더 세련된 이름을 짓자는 반원들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품질이라고 생각해 지역 이름을 그대로 썼다"며 이런 '촌스런 이름'을 붙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농법이 나오면 자신이 먼저 시도해보고 시행착오까지 겪고 난 후에야 작목반원들에게 전수해준다.

금남배 작목반 문일성(70)회장은 "성씨는 절대 자신의 지식을 따르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문제점을 알고 해결책도 마련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작목반원들은 그의 말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씨는 후배 영농인들에게 늘 이렇게 얘기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차별화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도록 노력하면 언젠가는 성공한다."

글ㆍ사진 연기=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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