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의장을 최고경영자(CEO)가 맡을 지, 사외이사가 맡을 지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이사회 안에서 CEO와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은 분명하게 규정되고 구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금융연구원 이시연 연구위원은 13일 '금융회사 이사회의 바람직한 리더십 구조 설정'이라는 보고서에서 "CEO가 이사회 의장을 맡더라도 사외이사들에게 적절한 정보제공 등을 통해 경영진이 수익 지상주의로 흐를 여지를 차단할 역할과 책임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사는 일반 기업들과 달리 공공성이 크고 대주주가 뚜렷하지 않아 경영진을 견제할 이사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 때문에 이미 2004년부터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지 말도록 권고하는 한편,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사외이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선임 사외이사'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할 때는 그 이유와 적절한 견제장치를 공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유럽은 대부분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이사회 리더십'을, 미국은 CEO가 의장을 겸임하는 'CEO 리더십'을 채택하고 있으나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견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미국에서도 점차 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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