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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정부는 오자와의 '사죄'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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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정부는 오자와의 '사죄' 실천해야

입력
2009.12.1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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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민주당의 최고 실력자로 꼽히는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이 그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다. 이 대통령과 오자와 간사장은 한일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관계 발전을 위한 상호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내년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새로운 우호협력의 100년으로 가는 출발점으로 삼기로 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앞서 국민대 강연에서도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눈길을 끌만한 발언을 여럿 남겼다. 우선 양국 현대사의 '불행한 시대'에 언급, "일본 정부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에게 사죄해야 할 역사적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양국 간 당면 과제인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문제와 관련, "국가의 정치적 자세와 관련된 것인 만큼 정부 제출 법안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내년 정기국회에서 실현되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그는 이어 기자 간담회에서 아키히토 일본 천황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국 국민의 환영을 받는다면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10월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신중한 태도에 머물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본 민주당 집권 이래 주요 지도자들은 한일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역사 문제나 재일동포 참정권 문제를 두고 과거 자민당 지도자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관계개선 의욕을 보였다. 오자와 간 사장은 일본 정부의 눈높이가 한결 한국과 비슷해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

그러나 그의 발언이 그대로 일본 정부의 실천으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거나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죄' 발언을 비롯해 대부분 역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 거의 다르지 않고, 무엇보다 구체적 실천 다짐은 빠져있다. 더구나 천황 방한 등이 성사되려면 양국이 저마다 치워야 할 걸림돌이 많다.

다만 오자와의 언행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계기로 두 나라가 새로운 100년을 모색하는 데 좋은 여건임을 일러준다. 자민당이 아닌 민주당 정부와 함께 새로운 길을 찾게 된 것은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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