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일본 민주당 간사장과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일본 민주당 정부 출범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내년이 양국 우호협력의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인적 교류, 문화 교류 등 미래지향적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14선 경력의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 8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함께 일본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최고권력자로 부상했다.
그는 자민당 정권 당시 간사장 등을 지내다 1993년 탈당한 뒤 신생당 대표간사, 민주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 2월 당선자 시절 축하 인사차 방한한 당시 오자와 민주당 대표를 면담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오전 국민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한일 양국의 관계에서 현대사 중에 불행했던 시대가 있었다"면서 "일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에게 사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오자와 간사장은 또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는 국가의 정치적 자세와 관련된 것인 만큼 정부 제출 법안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내년 정기국회에서 현실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자와 간사장이 과거사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힘으로써 향후 양국관계가 순풍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오자와 간사장은 평소 '일본이 한국민에게 사죄해야 하고, 한국민도 너무 과거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곤 했다.
바둑 아마 6단 수준인 오자와 간사장은 조훈현 9단과 친선 바둑대국을 갖기도 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일왕의 방한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받고 "한국 국민이 받아들이고 환영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1일 중국 공식 방문을 마치고 개인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오자와 간사장은 13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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