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주 선물ㆍ옵션 만기를 거치면서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는데, 이런 추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①중국과 미국의 긍정적 경제지표로 세계 경기의 선순환 진입 기대가 더욱 커졌고 ②기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졌고 ③선물ㆍ옵션 만기 후 배당수익률 추정치가 높아져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코스피지수가 최근 10거래일 간 하루를 제외하곤 매일 오르고 상승 폭도 8.7%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의 상승 속도는 완만해지고 덜 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에는 미국의 10월 기업 재고와 중국의 수출입 지표 등에서 글로벌 경기의 선순환 조짐이 관측됐다. 미국의 기업재고 증가는 소비심리 회복을 의미한다. 기업이 재고를 쌓는 이유는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11월 수입이 26.3%나 증가한 반면 수출은 1.2% 감소했는데, 이는 중국의 내수 위주 정책도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의 소비심리 회복과 중국의 내수 위주 정책은 한국의 수출 기업에게는 호재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주가수익비율(RER)이 높은 상태에서 산 뒤, PER가 낮아지면 파는 전략이 유효했다. 이익 추정치 상향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보다 늦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이익 추정치 조정 속도가 완만해진 뒤에는 투자 지표의 신뢰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저 PER'에 사서 '고 PER'에 파는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실제로 9월 코스피지수가 단기 고점을 찍었을 당시 PER는 12배에 근접했으나, 현재 PER는 10배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지수 상승에도 불구, 주가 수준이 높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배당 수익률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 역시 배당투자를 겨냥한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이어져, 수급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 여력이 커지면 시장의 수급 여건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그 동안 코스피지수는 상승 종목 수는 많지 않아도,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오르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지수가 단기 과열권에 진입한 만큼, 당분간 상승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상승 과정에서 소외됐던 업종과 종목들로 매수세가 퍼질 전망이다.
당분간 기술적 지표들을 지켜보며,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은행 업종의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할 것을 권고한다. 상대강도지수(RSI)와 볼린저 밴드 등의 지표가 기준선 근처로 회귀하는 시점이 재매수의 적기로 판단된다. 단기간 투자하는 경우라면 잠시 소외 업종ㆍ종목을 매수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 경우에도 이익 추정치가 개선되고 있는 유틸리티와 시멘트 등에 국한할 필요가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