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4~5%대로 전망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은 1~2%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산활동 증가 등으로 성장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소득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체감 경기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달 6~11일 전국 1,000가구를 상대로 설문 조사해 10일 발표한 '4분기 소비자태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7.8%는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1%대로 예상한 응답자도 25.8%에 달했다. 1% 미만일 것이라는 응답과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응답은 각 15.7%와 6.5%였다. 반면 3% 이상 성장을 점친 응답자는 모두 23.4%에 불과했다.
이 연구소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주요 기관의 전망치가 4% 내외라는 사실을 질문에 포함시켰는데도 1~2%대로 예상한 가구가 과반수라는 것은 우리 가계가 경제 회복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 체감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2.6%였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로는 '임금 등 소득 감소'(37.4%)가 가장 많았다. 이어 '교육비 지출 부담' 16.9%, '주가 및 부동산 가격 하락' 15.6%, '가계부채 증가 및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 10.0% 등이었다.
한편 연구소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소비심리 지표인 소비자태도지수는 4분기에 53.2를 기록, 다섯 분기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 상승폭은 0.6포인트에 그쳐 3분기 상승폭(3.7포인트)보다 크게 둔화했다. 이 지수는 기준치 50을 넘으면 소비자의 경기 판단과 향후 예상이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신 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주로 재고조정에서 비롯돼 가계의 체감 경기 회복이 제한적이었고,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은 것도 심리적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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