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파이터' 장정구(46)가 한국 복서로는 처음으로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에 입성한다.
한국권투위원회는 9일 "장정구가 IBHOF가 발표한 2009년 헌액자 명단에 포함됐다. 헌액식은 내년 6월 미국 뉴욕주 캐너스토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IBHOF 입성은 복서로서 최고 영예의 하나다.1990년 무하마드 알리, 슈거 레이 로빈슨, 조 루이스 등을 시작으로 매년 국제 복싱계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 IBHOF에 헌액되고 있다. 장정구의 IBHOF 헌액은 아시아에서 세 번째.'파이팅 하라다'로 알려진 일본의 하라다 마사히코가 95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영예를 안았고, 태국의 복싱 영웅 카오사이 갤럭시가 99년 IBHOF에 이름을 올렸다.
장정구는 1980년대 한국 스포츠의 간판 스타였다. 저돌적인 스타일과 퍼머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그는 '짱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80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83년 3월 사파타(파나마)를 물리치고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 플라이급 타이틀을 획득해 88년 11월 챔피언 벨트를 자진 반납할 때까지 15차 연속 방어의 금자탑을 쌓았다. 장정구는 89년 링에 복귀했지만 세 차례의 타이틀전에서 모두 패배, 결국 38승(17KO) 4패의 전적을 남기고 91년 글러브를 벗었다.
은퇴 후 93년 WBC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우수 복서에 뽑혔고, 2000년에는 WBC가 선정한 '세기의 위대한 복서 25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장정구는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틀 전 한국권투위원회로부터 선정 소식을 듣고 현역 시절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힘들었던 선수 생활의 보상을 20년 만에 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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