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화폐개혁 및 신종플루 발생 소식 등을 신속히 전달하고 있는 북한 전문 매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북한 당국이 화폐 개혁을 단행한 소식이 한 북한 전문 매체를 통해 처음 전해지면서 이들 매체의 정보력에도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로는 북한 화폐 개혁을 첫 보도한 '데일리NK'를 비롯해 '좋은 벗들', '열린북한방송',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자유아시아방송' 등이 꼽히고 있다.
북한 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 매체는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라는 북한 인권 운동 단체에서 만든 것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침해 소식을 주로 다룬다.
좋은 벗들은 '사단법인 좋은벗들'이 설립한 매체로 대북 인도 지원 문제에 관해 보도하고 있다. 열린북한방송은 탈북자들이 중심이 돼 만든 매체로 북한 내부 주민들의 소식을 전달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이들 매체의 취재 방식은 기존 매체와는 다르다. 이들이 비교적 신속히 북한 내부 정보를 입수하는 배경에는 주중 탈북자와 재중동포를 활용하는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 이들 매체들은 경우에 따라 현지인들에게 정보비를 고정적으로 제공, 취재망의 효율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정보망이 풀가동되면서 화폐개혁 단행 이후 수시로 북한 내부 정보들을 입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등 미국 대북방송들도 북중 접경지역의 현지인들을 통신원 등으로 채용, 상세한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북 정보 공개에 신중을 기하는 정부의 대북 관련 기관들이 애매한 입장이 되기도 한다. 지난달 30일 북한 화폐개혁 때 통일부 등은 언론에 화폐개혁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는 북한 화폐개혁을 계기로 국정원의 대북 정보력이 도마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 신종플루 발생 소식에서도 이들 매체가 정부 공식기관들보다 신속했다
그러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보기관에서는 화폐개혁과 신종플루 발생 현황 등이 언론에 보도되기 이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북한 정보는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며 "정부 입장에서 풍문으로만 사실을 전달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전문 매체들의 정보가 현지인들의 입에만 의존하고 있어 신빙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이 인터넷을 통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대북문제 전문가는 "북한 전문 매체들이 탈북자나 중국 현지인들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자칫 확인이 어려운 루머 수준의 정보도 보도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