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옥(37ㆍ오스트리아 히포방크)이 떠난 국가대표팀의 중심은 허전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과도기였다. 그러나 누군가는 가장 중요한 센터백 포지션을 메워줘야 했다. 사실상 대표팀 전력의 주축을 이루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재영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김온아(21ㆍ벽산건설)였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흐뭇한 미소 만으로 '온아'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다.
김온아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막내였다. 언니들과 함께 땀과 눈물을 흘리며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1년 후, 김온아는 어느새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지난 5일 중국에서 막을 올린 2009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김온아는 팀 내 최다인 22득점을 터뜨리며 파죽의 3연승을 이끌고 있다. 팀 당 3경기씩 치른 8일 현재 24개국 600여명의 출전선수 중 당당히 득점 3위. 1위와의 차이는 2골에 불과하다.
김온아는 7일 중국을 33-25로 완파하고 12강 2차리그 진출을 확정한 뒤 "예전에는 주전 선수 중 누가 한 명만 아프면 전력에 타격이 컸다. 하지만 이제 연령대도 비슷해지고 누가 들어가도 실력 차이가 많지 않아 어느 팀과도 할 만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온아는 정지해(24ㆍ삼척시청)와 번갈아 가며 센터백으로 출전하고 있다. "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공격 진영을 잘 이끌어주고 있어 열세가 예상됐던 이번 대회에서도 3위 내 입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감독의 전망이다. 임규하 대한핸드볼협회 기술이사는 "김온아는 월드스타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후에는 해외 리그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은 두 눈에 언제나 수줍은 미소가 서려있는 '작은 거인' 김온아. 그의 두 어깨에 한국여자핸드볼의 미래가 걸려있다.
창저우(중국)=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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