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디플레이션까지 겹친 일본 경제가 '더블 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에 빠질 가능성이 80%를 넘는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8일 '더블 딥 위기에 직면한 일본 경제'보고서에서 일본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시나리오별로 예상한 결과, 내년에 ▦약한 더블 딥 확률이 70% ▦심각한 더블딥 10% ▦더블 딥 없이 순조롭게 회복될 가능성 2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른 국가에 비해 특히 일본에서 더블 딥 우려가 큰 것은 ▦투자 부진 ▦전후 최악의 고용환경(5%대 실업률) ▦디플레이션 심화 ▦정부 예산소진과 정책효과 약화 등 4가지 악재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한 2분기에도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비 35%나 감소했을 정도로 투자가 부진한데다, 고용환경은 2011년, 디플레이션은 2012년에나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등 선진국 경기회복이 늦어져 수출이 둔화되면 일본 경제의 더블 딥을 촉발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요인을 중심으로 일본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을 시나리오 별로 점검한 결과, 내년에 약한 더블 딥을 겪고 2012년부터 잠재성장률에 복귀할 가능성이 7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더블 딥으로 장기적인 저성장 구조가 정착될 가능성은 10%, 더블 딥을 겪지 않고 순조롭게 회복될 가능성은 20%로 추정됐다.
일본이 더블 딥을 가까스로 피하거나 약한 침체 후 간신히 벗어나더라도 일본 경제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절대인구 감소, 단카이(團塊)세대의 대량 퇴직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와 사회보장비 증가 등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정호성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퇴직 등 일본과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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