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히딩크 매직'을 볼 수 없게 됐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8일(한국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아공월드컵 불참을 못 박았다. 유럽지역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슬로베니아에 패해 남아공행이 좌절된 히딩크 감독은 "현재 어느 팀과도 계약이나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많은 곳에서 협상을 원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본선에 진출한 모든 팀들이 월드컵 예선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과 함께 남아공으로 향한다. 때문에 남아공월드컵에서 감독직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오면 거절할 것"이라며 "예선부터 이끌어온 팀일 경우에만 본선에서의 지휘봉도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를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지 못했지만 오히려 인기는 급상승했다. 아르헨티나와 남아공이 히딩크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본선에서의 '히딩크 매직'을 원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본선 진출에 실패한 터키와 클럽 첼시까지 '히딩크 영입경쟁'에 가세해 히딩크 감독의 높은 주가를 실감케 했다.
히딩크 감독이 내년 6월까지 러시아와의 계약기간이 남아있긴 했지만 러시아축구협회와 유연한 관계를 고려하면 남아공행의 여지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와 나의 계약은 내년 6월 끝난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러시아에서 할 수 있는 일 등을 생각하겠다"고 밝혀 러시아대표팀 잔류를 분명히 했다.
히딩크 감독이 남아공월드컵 불참을 선언하면서 4회 연속 '히딩크 매직'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았던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며 명성을 높였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최초로 호주의 16강행을 지휘했다.
마지막으로 히딩크 감독은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했다. 그는 "본선 조추첨식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다"면서 "남아공행 실패 후 찾아온 크나큰 황폐함과 실망감으로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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