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발굴된 백제 무령왕릉에서 인골로 추정되는 뼛조각이 출토됐다는 사실이 38년 만에 뒤늦게 밝혀졌다. 무령왕릉 발굴을 '20세기 한국 고고학 최대의 성과'라 부르면서도, 막상 그 유물의 실체조차 정확히 파악 못한 문화재 당국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8일 "무령왕릉 보고서를 새로 발간하기 위해 출토 유물을 재정리하는 과정에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뼛조각 4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는 것을 확인, 최근 인수했다"고 밝혔다.
확인된 뼛조각은 두 조각으로 절단된 약 16㎝ 길이의 뼈와, 지름 3~5㎝ 정도의 둥근 뼛조각 3개(사진)이다. 공주박물관 관계자는 "향후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 DNA 분석 등을 통해 뼈 주인의 구체적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시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 발굴단이 수습한 유물 중 중요한 것들은 국가 귀속 과정을 거쳐 공주박물관에 보관돼 있지만, 묘실(墓室) 바닥에서 수습된 각종 부스러기 유물 등 발굴보고서에서 누락된 것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남아있었다. 뼛조각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일괄 보관돼 있던 잔여 유물 중에서 나왔다.
무령왕릉 발굴은 단 하루 만에 모든 작업을 끝낸 졸속 발굴의 사례로 비판받기도 한다. 발굴과정에서 큰 유물만 대충 수습하고 나머지는 바닥에 엉킨 풀뿌리째 자루에 쓸어담았을 정도였다. 그러나 발굴과정은 졸속이었다 해도, 국립박물관이 무덤 주인인 무령왕이나 왕비의 인골일수도 있는 유물을 38년 간이나 보유하고도 확인조차 못한 것은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공주박물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발굴과 유물 보관 기관이 분리된 시스템 때문에 발굴보고서에서 누락된 유물을 연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뼛조각이 잘 보존돼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주박물관은 이번에 확인된 뼛조각을 포함한 정리되지 않은 유물을 분석, 2012년까지 새로운 보고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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