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첫 10년을 특징짓는 단어들은 어떤 것일까. 영국 BBC 매거진은 7일 '9ㆍ11', '쓰나미' 등 세계가 숨가쁘게 지나온 2000년대 첫 10년을 표징하는 단어 및 어구 20개를 선정, 발표했다.
BBC는 이 같은 단어나 어구는 단일 사건이나 일정 기간을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가장 먼저 '9ㆍ11'을 꼽았다. 단어로서 '9ㆍ11'은 지난 2001년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를 충돌시킨 단일 사건을 의미한다. 9ㆍ11에서 비롯된 다른 어구들인 '악의 축(테러국가인 이라크, 북한 등을 지칭)', '도덕적 성전(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도 함께 선정됐다.
역시 9ㆍ11과 연관된 "'수상한 서류(dodgy dossiers)'를 '매력적으로 포장한다(sexing up)'"는 표현의 어구들도 BBC 선정에 포함됐다. 이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WMD)가 존재한다는 과장된 서류를 부풀려 위기를 조장함으로써 이라크 침공에 이르게 됐음을 꼬집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대공황에 대비되는 '대침체'로 정리됐고 여기서 파생된'독성 부채'와 '양적 완화조치'등이 대침체와 함께 20대 단어 및 어구에 선정됐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 자주 사용되는 신조어도 포함돼 있다.'블링(bling)'은 2000년대 초 주로 나이 어린 유명인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됐다. 비교적 최근들어 유행하고 있는 단문 메시지 전송 사이트 '트위터'도 빼놓을 수 없다. '트위터를 하다(tweets)'와 '트위터 이용자(twitts)', 트위터 내 파워 유저를 말하는 '트위테라티'등도 모두 트위터에서 시작된 신조어로 줄줄이 20대 단어 및 어구 리스트에 올랐다. 페이스북에서 새로운 친구를 고르는 '포킹(Poking)'도 21세기 인터넷 환경을 대변하는 신조어로 뽑혔다.
BBC는 과거 존재했던 단어가 재발견 과정을 거쳐 되살아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어린이를 뜻하는 집시어 '차비'가 2005년에 영국에서 강력한 사회적 지위를 의미하는 단어 '차브'로 변했다. 또 2005년 아시아를 강타한 자연재앙 때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단어 '쓰나미'가 수백만명이 매일 사용하는 단어가 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이 외에도 BBC는 '그린'을 지난 10년의 색을 상징하는 단어로 뽑고, 친환경 도시인 '에코타운', 올해 닥친 재앙인 'H5N1'과 함께 '신종플루(돼지플루)'를 20대 단어 및 어구에 올렸다. 지난 10년 비만이 전지구적 문제가 됐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글로베시티(globesityㆍglobe+obesity)'도 포함됐다.
한편 BBC는 단어 외에도 2000년대 첫 10년을 상징하는 인물, 뉴스, 물건, 문화도 조만간 선정,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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