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충남과 충북의 민심이 갈라지는 듯한 양상이다. 세종시 건설 예정지(공주ㆍ연기)가 있는 충남에 비해 충북의 세종시 수정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7일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충북은 충남ㆍ대전과 확연히 구분되는 양상"(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가 3일 실시한 전화 자동응답(ARS)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남과 대전의 한나라당 지지도는 각각 28.3%, 30.4%인 반면 충북은 42.7%로 10여%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도 충남(34.2%), 대전(32.8%)에 비해 충북(42.7%)이 높았다. 11월19일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는 충남(33.3%), 대전(31.4%), 충북(33.4%)으로 엇비슷했다. 11월 26일 대통령과의 대화 등이 충북 여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는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도 차이는 세종시 수정에 대한 여론의 차이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견해다. 송광호(충북 제천 단양) 최고위원은 "충남과 충북의 세종시 수정 반대 여론은 1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고 했고, 송태영 충북도당위원장은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충북 전체 의석(8석) 중 7석을 차지하고 있어 수정 반대론이 더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수정론이 더 현실적이라는 게 바닥 민심"이라고 말했다. 진수희 소장은 "정부 수정안이 나오면 충남북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민주당은 "충남북의 차이는 없다"고 일축했다. 충북 청주 흥덕이 지역구인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세종시 문제를 충청권이 아닌 충남의 지엽적 문제로 끌고 가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충북도 충남 못지 않게 세종시 건설 혜택이 커 여론이 다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통계적으로 충남북의 여론은 이슈에 따라 갈리는 경향이 있다"며 "세종시가 지금처럼 정치적 이슈일 때는 충청권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각 지역이 지역개발이라는 실리를 따지기 시작하면 여론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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