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개국 정상을 비롯해 192개국 대표단 1만5,000여 명이 참여하는 금세기 최대 규모 국제행사인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7일 오전10시(현지시각) 개막했다.
총회는 전세계 어린이들이 각국 대표단에게 전세계 재앙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서로 양보할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방영하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총회 의장을 맡은 코니 헤데가드 전 덴마크 기후장관은 개막식에서 "이번 총회에서 결실을 맺지 못하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며 실질적 협약을 체결을 강조했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코펜하겐 표정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 행사들이 열리는 코펜하겐 벨라센터는 총회의 국제적 관심도를 증명하듯 일찌감치 '만석'을 이뤘다. 최대 수용인원은 1만5,000명에 불과하나 무려 3만4,000명이 신청을 해 입장 경쟁률이 '2대 1'을 상회했다. CNN은 "참가자들이 너무 많아 NGO 대표단은 대부분 행사장 밖에서 회의를 지켜봐야 하고 기자들도 3,500명만이 행사장 취재를 허락 받았다"고 전했다.
공식 행사에 앞서 전야제가 치러진 6일 밤부터 대표단을 보호하기 위해 코펜하겐 일대의 보안이 강화됐다. 5일 런던 파리 브뤼셀 등에서 수만명이 모여 협약체결을 촉구하는 대대적인 집회가 열렸다. 이에 긴장한 코펜하겐 경찰은 덴마크 전국 경찰병력의 절반인 6,000명을 시내 요소에 집중 배치했으며, 정상회의가 열리는 17,18일엔 최대 9,300명 이상으로 보안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과격 시위자들을 격리하기 위해 맥주저장고에 십여개의 철창을 설치하고 임시 유치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코펜하겐이 친환경 이미지 제고를 위해 회의장과 숙소를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고 대신 참석자들이 자전거를 이용케 하고 있다"며 "회의장엔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옥수수 녹말로 만든 컵이 비치됐다"고 전했다.
확산되는 낙관론
AP통신은 7일 "코펜하겐 회의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가시적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던 이전 보도와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일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일정을 바꿔 총회 하이라이트인 18일 정상회의에 등장하기로 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등 온실가스 감축 협약의 '열쇠'를 쥔 주요국 정상들이 빠짐없이 코펜하겐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은 "주요국 정상들이 결코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보 데 보어 UNFCCC 사무총장은 6일 BBC와 인터뷰에서 "지난 17년 동안 진행된 기후변화 대응 회의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국제사회의 전폭적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며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실제 지구 기온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더구나 개도국 지원기금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차이가 커 낙관하기 이르단 분석도 만만치 않다. AFP통신은 "회의 기간 내내 기금 분담과 관련된 수많은'함정'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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