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자원확보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중남미에서도 주요국들의 자원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안정적 자원 확보는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만큼, 최근 자원부국으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페루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지극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페루는 흔히 '잉카 문명'의 발상지, 또는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로 알려져 있지만, 한반도의 여섯 배가 되는 광대한 영토와 엄청난 부존자원을 보유한 세계적 자원대국이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는 페루가 보유한 에너지 광물 원자재의 국제가격 상승에 힘입은 것이다. 페루의 자원은 페루 경제발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페루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페루는 현재 보유한 자원의 10% 정도도 개발하지 못하였다 하니, 앞으로 자원분야에서 페루와의 잠재적 협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이, 페루는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자원개발을 위한 자본과 선진기술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와의 협력과 투자진출을 갈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국제 자원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원 부국 페루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언론을 통해 소개된 바와 같이 금년 2월 우리 한국석유공사가 콜롬비아 국영회사(ECOPETROL)와 공동으로 10여 개에 이르는 유전광구를 보유한 페루 내 최대 민간 석유회사인 페트로텍 회사를 인수하였으며, SK에너지는 세계적인 외국인 유망 자원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페루 내 액화 천연가스 사업(Peru LNG), 카미세아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 중이고, 페루 내 에틸렌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자 하는 야심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한국광물자원공사와 LS-Nikko 동 제련사도 구리 개발을 위해 마르꼬나 동광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페루에 대한 우리 자원업체들의 투자 진출이 매우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최근 우리정부는 페루를 자원 확보의 주요 거점국가로 지목하면서, 우리 업체들의 자원 진출에 따른 법적 투자 안정성을 마련해 주기 위해 페루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과세방지 협정 체결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금 페루는 대외 개방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편입하려는 자유시장주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중남미 국가다. 또 우리와 같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으로서 역내 자유무역 확산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자국의 경제발전 모델로 한국과의 협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의 최근 한국 방문은 한-페루 간의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자원부국 페루에 대한 우리의 자원 투자진출이 더욱 활성화되는 모멘텀을 마련하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11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태양의 아들 잉카'전도 페루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한병길 주 페루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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