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 '고교선택제' 유명무실 될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 '고교선택제' 유명무실 될라

입력
2009.12.06 23:34
0 0

내년 첫 고교선택제 시행을 예고한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지망순위를 기준으로 추첨 배정키로 했던 2단계 방식에 통학편의와 거주지를 새로 집어넣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일종의 '거주자 우선 배정'이어서 강남 목동 등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지적이 나오고 있다.'선택권 확대'라는 고교선택제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결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학생의 통학 편의를 도모하고 학부모 불안을 줄이기 위해 원거리 배정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2단계 배정 방식을 일부 보완했다"고 밝혔다. 지망순위별로 학교별 모집정원의 40%를 추첨 배정키로 했던 방식에다가 통학편의를 추가한 것이다. 학교에서 가까이 사는 학생들을 우선 배정하겠다는 뜻이다.

김경회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은 "통학 편의를 고려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등ㆍ하교 불편이 커질수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최근 각 가정에 발송했다.

이렇게 되면 강남, 목동, 중계동 등 소득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 소재한 학교는 같은 학군이라도 상대적으로 통학거리가 먼 학생들은 원하는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선호학교 근처 거주 학생 위주로 배정될 공산이 크다.

시교육청의 이같은 조치는 선호학군 주변 학부모들의 민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른바 선호학군 학부모들로부터'왜 우리 아이가 밀려나 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에 가야 하느냐'는 항의전화를 숱하게 받았다"고 말해 2단계 배정 방식 보완이 특정 지역 학부모들의 민원 무마용임을 내비쳤다.

교육계에서는 시교육청의 이런 결정이 결국 고교선택제 도입 취지를 훼손시키는 행위라는목소리가 많다. 서울 A중 이모교사는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학생들도 상대적으로 시설 및 평판이 좋은 선호학교에 진학할 길을 열어주는 게 고교선택제"라며 "통학편의와 거주지가 배정의 주 요건이 된다면 선택권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2단계 배정에서도 무작위 추첨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경쟁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위 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일반고 지망 학생은 3단계에 걸쳐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1단계는 서울의 전체 고교 중에서 서로 다른 2곳을 골라 지원하면 추첨으로 정원의 20%(공동학교군인 중부는 60%)를 배정하고, 2단계는 거주지학교군의 서로 다른 2개교를 선택해 다시 지원하면 정원의 40%를 추가배정케 되어 있다. 마지막 3단계는 거주지 등을 고려해 강제배정한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