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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넘버 투' 가 누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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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넘버 투' 가 누구라고?

입력
2009.12.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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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카드사들 사이에서 '진짜 2위는 누구냐'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현대카드가 '어느새 2위'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대대적 광고 마케팅에 나서자, KB카드와 삼성카드 등이 '과장 광고'라며 발끈하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5%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KB카드가 2위(15.2%), 현대카드가 3위(11.0%)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실적(개인신용판매+법인신용판매+현금서비스+카드론 등을 다 합친 금액)에서 3위인 현대카드가 굳이 '2위'임을 강조하는 것은 일반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개인신용판매'부문에서 KB카드를 제치고 '넘버 투'로 올라섰기 때문.

개인들이 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 KB카드나 삼성카드보다 현대카드를 더 쓴다는 얘기다. 현대카드도 TV 광고에서 화면하단에 작은 글씨로 '신용카드업자 20개사 중 개인신용 구매액 기준'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KB카드측은 "현대카드가 마치 전체 2위인 듯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심어주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KB카드는 '신용대란'이후 국민은행에 흡수되면서 업계 순위 산정에서 사실상 제외됐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점유율 면에선 여전히 신한카드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드전업사로서, 현대카드와 라이벌관계인 삼성카드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신용판매실적에서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기는 했지만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식으로 해석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게 삼성측 입장이다.

실제 양사의 3분기 전체 사용실적 차이는 1,600억원에 불과하다. 삼성측은 "현대카드의 경우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과 계열사의 현대자동차의 신차효과로 자동차 관련 카드 취급액이 많이 늘었을 것"이라며 "일시적 요소인 만큼 그 효과가 오래가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신용판매실적 중 자동차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해 여타 카드사들(자동차 비중 1~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브랜드 제고를 위해 2위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순위 논쟁을 앞세워 마케팅을 계속할 경우 자칫 카드사들을 자극해 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광고는 단순히 업계 순위보다는 현대카드가 성장한 것을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리려는 의도였다"며 "순위 기준을 명확히 밝힌 만큼 과장 광고 논란까지 일어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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