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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권상 수상하는 이발사 이재현씨/ 재일동포 김희로씨 석방에 30년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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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권상 수상하는 이발사 이재현씨/ 재일동포 김희로씨 석방에 30년 헌신

입력
2009.12.0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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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로서 우리 동포가 일본에서 억울하게 차별 받으며 인권을 유린당하는 것을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재일교포 김희로(81)씨의 석방에 기여한 공로 등으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2009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발사 이재현(62)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세계인권기념일인 10일 인권상을 수상한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던 이씨가 김씨를 돕게 된 것은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신문보도를 통해 접한 1970년부터다. 결혼과 사업에 실패한 김씨가 68년 2월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적 대우에 격분해 일본인 야쿠자를 살해했고, 한인 차별을 고발하려고 한 여관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검거돼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이씨는 "동포가 민족 차별로 고통 받는 것을 볼 수 없어 곧 바로 후원회에 가입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씨의 기대와는 달리 김씨는 7년간의 재판 끝에 75년 최고재판소(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에 이씨는 같은 해 후원회 회장을 맡고 김씨 석방을 위해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을 상대로 탄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더욱 힘을 냈다.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사비를 털어 일본으로 건너가 김씨를 면회했고, 30여만명의 서명을 받아 일본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씨 등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김씨는 7년 이상 복역한 외국인 장기수는 국외 추방토록 규정한 일본 법규에 따라 31년 만인 99년 석방돼 고국 땅을 밟았다. 이씨는 "그 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김씨가 석방돼 감격스러웠다"며 "김씨가 현재 부산에서 거주하고 있다는데 소식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외에도 재소자들에게 봉함엽서 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 이씨는 봉함엽서가 사라지기 전인 95년까지 43회에 걸쳐 6,150장을 교도소에 제공해, 재소자들이 가족이나 친척에게 편지를 쓰면서 마음을 정화하고, 재기 의욕을 갖게 했다.

이씨는 또 강북구 미아5동에서 지난해 6월까지 20여년간 이발관을 운영하면서 지역 저소득 주민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줬다. 그는 "주변 재개발공사로 무료 이발이 중단돼, 지금은 살고 있는 관악구 봉천동에서 전경과 장애인, 저소득층에게 무료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세계인권선언 61주년 기념식에서는 이씨 외에 이양희 유엔아동권리위원장, 김종철 국제가족한국총연합회 부회장, 현시웅 대구노숙인상담지원센터 소장 등 7명이 훈ㆍ포장을, 삼청교육대 인권운동연합 등 5개 단체가 표창장을 받는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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