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5명 가운데 4명은 '개선 콤플렉스'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신건강 컨설팅 기업 마인드프리즘(대표 정혜신 정신과전문의ㆍ46ㆍ사진)은 지난 4년간 CEO를 비롯 기업 임원 400여명의 심층 심리 분석 결과, 이중 80%가 무조건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맹목적인 강박 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6일 밝혔다.
개선 콤플렉스란 각 개인 고유의 심리적 색깔이나 특성과는 상관없이 끊임없는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조직과 업무가 요구하는 특성을 갖추기 위해서 애 쓰는 것을 일컫는 말. 왼손잡이의 정신적 갈등이 대표적.
우리나라 임원들은 왼손잡이로 태어난 경우에도 오른손잡이로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스스로 정신을 학대하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임원들이 대부분 심리적으로는 양손잡이의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특히 이런 개선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는 임원들은 자신의 심리적 강점보단 반대편에 사로잡혀 그것을 단점으로 규정한 뒤 언제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관련 서적 등을 대량 탐독하는 경향이 있다고 정 대표는 분석했다.
이 때문에 개선 콤플렉스는 사회적으로 자기발전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역기능이 훨씬 많다. 정 대표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일 수 있지만 타고난 특성에 반하는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정신 에너지의 소모량이 클 수 밖에 없다"며"이런 심리적인 양손잡이로 살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CEO나 임원들은 또 자신의 스트레스를 지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인내심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대단한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개인 삶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만큼 자기 몸에 대한 스트레스 민감도가 떨어지고 이에 따라 자기 보호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지적이다.
정 대표는 "자리가 사람을 만들 듯 강박적 사람이 임원이 되는 게 아니라 임원이라는 자리가 강박을 만드는 것"이라며 "CEO와 임원의 의사 결정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젠 임원이 개선 콤플렉스에서 탈피, 자기 자신을 올바로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기업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정 대표는 '마음과마음 신경정신과' 원장을 거쳐 2004년 마인드프리즘을 설립, 일대일 상담 및 심리치유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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