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한 과달라하라 도서전은 멕시코인들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축제가 되었다. 참가 출판사만 해도 40개 국 1,600개 사에 이르고 일일 관람객 수가 5만명을 웃돈다고 한다. 도서전이 과달라하라의 경제에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다. 남녀노소 모두 소풍을 나온 듯 즐거워보였다.
부스마다 복작대는 수많은 이들 중 한국문학을 접해본 이가 몇이나 될까.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이곳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유학생들을 만났다. 하지만 여전히 길을 지날 때면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시선을 느끼고 키득대는 웃음소리가 따라오기도 했다. 김주영 선생의 <홍어> 와 이승우 선생의 <식물들의 사생활> 이 멕시코의 출판사 에르니타뇨에서 출간되었다. 몇 해 전부터 꾸준히 한국문학 선집을 발간해 올해 14권째이다. 식물들의> 홍어>
출판사 부스에 두 작가의 사진이라도 붙어 있었다면 좀더 주목을 받지 않았을까 아쉬웠는데 강연이 있는 300석 규모의 대형 살롱이 외국인들로 가득 찼다. 강연은 김주영 선생의 유머로 시작되었다. 동시통역 특성상 잠깐 사이를 두고 웃음이 터졌다.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두 분의 강의는 진지했다. 이승우 선생이 말했다. 한국에서도 유명 작가는 아니었지만 이곳에서는 이제 책 한 권을 낸 신인이라고. 강연은 끝났고 앙코르를 청하는 듯 청중들의 박수는 길게 길게 이어졌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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