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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삼성 '아이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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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삼성 '아이폰 딜레마'

입력
2009.12.0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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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때문에….'

KT와 삼성전자가 잘 나가는 '아이폰' 때문에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미국 애플이 내놓은 휴대폰 '아이폰'은 컴퓨터(PC)처럼 인터넷에서 전송 받은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2007년 처음 나온 이래 80개국에서 3,500만대 이상 팔렸으며, 국내에서는 지난달 28일에 KT에서 출시한 이래 사전 예약 포함 단시일 내 6만5,000대가 팔렸다.

KT, FMC 판매 영향 및 주파수 부족 고민

하지만 KT로서는 마냥 즐거워 할 수 만은 없다. 우선 아이폰이 KT에서 야심 차게 추진하는 유ㆍ무선융합(FMC) 서비스 판매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FMC는 휴대폰을 집에서는 인터넷 전화(VoIP)로, 외출하면 이동통신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KT는 3세대 이동통신, VoIP,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휴대폰 하나로 해결하는 스마트폰'쇼옴니아폰'을 이달 중순부터 FMC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문제는 아이폰 판매가 늘어날수록 같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FMC의 판매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KT는 이를 "예상했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KT 관계자는 "아이폰의 판매 호황은 분명 개인을 대상으로 한 FMC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래서 아이폰은 개인의 스마트폰 활성화, FMC용 쇼옴니아는 기업 고객을 겨냥해 판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KT는 아이폰 판매 추이에 따라 물량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초기 물량의 반짝 수요가 아닌 성탄절과 졸업ㆍ입학철에도 꾸준히 아이폰 판매가 늘어나면 애플과 추가 물량 확대를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FMC의 개인 판매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또 다른 KT의 고민거리는 아이폰 사용에 따른 3세대 이동통신의 주파수 부족이다. 현재 KT가 3세대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는 2.1㎓ 주파수는 대역폭이 20㎒여서 최대 1,300만명의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다. 현재 KT의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는 10월 말 기준 1,164만명. 이미 수용량이 한계에 육박했다.

여기에 아이폰으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면 음성보다 주파수 대역폭을 많이 점유해 최대 수용량이 더 떨어진다. KT 관계자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널리 퍼져 주파수 사용량이 늘면 주파수 수용한계가 1,000만명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전화불통 등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KT는 아이폰이 많이 팔릴수록 주파수 확대도 고민해야 한다.

삼성, 반도체와 휴대폰 사업 희비 엇갈려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경쟁 관계인 삼성전자도 아이폰 때문에 고민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아이폰 판매를 견제할 수도 없고 방치할 수도 없는 애매한 입장이다. 애플에 아이폰용 부품을 판매하면서 경쟁 스마트폰을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경우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 저장장치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삼성전자에서 공급하고 있으며 배터리와 탄탈콘덴서 등 일부 부품은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공급한다. 그만큼 삼성 입장에서 주요 고객인 애플이 아이폰을 많이 팔면 덩달아 관련 매출이 오르게 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부는 아이폰의 선전이 곤혹스럽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판매가 시작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옴니아2'(2GB)의 출고가를 92만원에서 88만원으로 낮췄다.

6개월 전에 출시된 일반 휴대폰 '아몰레드폰'(출고가 89만원)보다 싸다. 여기에 이동통신업체의 보조금이 포함되면 옴니아2의 판매가격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삼성전자로서는 아이폰 때문에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휴대폰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는 사업부에 따라 아이폰 때문에 울고 웃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아이폰 판매가 늘어날 수록 휴대폰 사업부문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010 번호이동 해도 쓰던 번호 같이 사용

011~019 휴대폰 번호를 사용하는 2세대 이동통신 이용자들이 3세대 이동통신으로 옮겨도 예전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다.

KT는 3일 2세대에서 3세대 이동통신으로 옮길 경우 새로 010 번호를 부여하되, 예전 011~019 번호로 발신 및 수신이 가능한 서비스를 연내 무료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수신자의 휴대폰에 낯선 010 번호 대신 예전 011~019 번호가 표시되기 때문에 따로 바뀐 010 번호 안내를 하지 않아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새로 받은 010 번호와 과거 번호를 함께 사용해 하나의 휴대폰으로 2개의 번호를 이용하는 효과도 갖게 된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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