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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금값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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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금값 랠리

입력
2009.12.0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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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지난달 12일 온스당(1온스는 28.35g) 1,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금값이 3주 만에 1,200달러를 돌파했다. 1~2년 내 1,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자재에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적용된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어들고 공급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금은 조금 다르다. 현 매장량이 7만5,000톤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깊은 곳에 묻혀 있다. 연간 생산량이 2,500톤이니, 앞으로 30년 뒤면 금광이 사라질 판이다. 금값이 올라도 공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인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간 600톤의 금을 소비하는 국가다. 혼수품으로 금을 선호하는 데다, 금이 신비한 마력을 지녔다고 여겨 금을 숭배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결혼 성수기인 5월과 11월에 금값이 많이 올랐던 것도 인도의 금 수요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런 패턴이 무너졌다. 개인은 물론 각국 중앙은행과 펀드 등이 앞다퉈 금 사재기에 나섰다. 독일과 한국에는 순금 자판기도 등장했다. 사상 유례 없는 투자 수요가 넘쳐나면서 올 들어 금값은 지속적으로 올라 37%나 치솟았다.

▦ 요즘 금값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10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2,726억달러로 세계 1위. 달러화 약세로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된 중국이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ㆍ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를 불신해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대체할 수단으로 금을 주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은 2001년 500톤이던 금 보유량을 1,054톤으로 늘렸다. 중국 언론은 3~5년 내 중국의 금 보유량이 6,00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인류가 지금껏 캐낸 금은 총 16만톤. 이 중 10만톤은 개인 장롱 속에 있고, 각국 중앙은행과 민간기업이 3만 톤씩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1월 말 기준 2,708억 달러로 세계 6위이지만, 금 비중은 0.03%(14.4톤)에 불과하다. 미국 77.4%(8,966톤), 프랑스 70.6%(2,695톤)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 2,700억

달러를 돌파해 국가 비상금으로서 안전판 역할이 강화됐다"고 말하지만, 몰락하는 달러 패권에 우리 운명을 맡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든다.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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