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점차 좋아진다는데 여전히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은 연말, 어김없이 송년 모임과 파티 약속은 속속 잡히는데 폼 나게 입고 갈 옷이 없다면? 답은 액세서리다. 굳이 립스틱 효과(경기 불황으로 소소한 물건 구매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를 들이대지 않아도 불황기 멋 내는 요령은 옷보다 비교적 가격이 싼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
더구나 올 연말은 다양한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부담 없는 가격대의 베스트와 인조 모피, 클러치 백, 레오파드 무늬의 스타킹, 모자 등 재미있는 아이템들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가라사대, 액세서리가 파티를 즐겁게 하리라.
모든 파티는 블랙으로 통한다
일찌기 사넬이 '모든 색의 제왕'이라 칭했던 검은색은 파티에서도 단연 빛을 발하는 색상이다. 무난하면서도 멋스럽다. 단정한 미니 드레스에 진주 목걸이만 두르면 파트너 동반의 격식 있는 모임에 잘 어울린다. 올 가을과 겨울에 최고 인기 아이템인 파워 숄더 재킷에 몸매를 드러내는 검정 레깅스를 곁들여도 섹시한 트렌드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임의 성격에 맞춰 블랙 아이템들을 적절히 동원하는 것. 그 다음은 액세서리가 해결해 준다.
모피를 둘러라
여성 캐주얼 브랜드 '쿠아'의 김은정 디자인 실장은 "모피 소재의 베스트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올해의 잇 룩(it lookㆍ가장 인기 있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세련되고 럭셔리한 느낌을 연출하는 데 겨울철 모피만한 품목이 없다는 것이다. 모피 소재의 조끼가 특히 유행 아이템인데 이 경우 이너웨어는 검정색의 몸에 착 붙는 스타일로 갖춰야 모피의 볼륨감이 살아서 돋보인다. 의상이 다소 밋밋하다면 화려하게 자수가 놓인 레깅스나 펄이 들어간 스타킹을 매치해도 좋고, 반짝이는 금속 또는 진주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줘도 좋다.
대부분의 여성복 브랜드에서 모피 조끼를 내놓고 있는데 니트와 가죽을 몸판으로 하고 모피를 칼라 부분에 덧댄 것부터 전체를 모피로 이용한 것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나왔다. 모피의 길이가 긴 것이 유행 품목. 토끼털이나 여우털 제품은 15만원대, 인조모피의 경우 2만~5만원대면 구입할 수 있다.
이밖에 모피를 줄로 이용한 목걸이나 팔찌, 모피를 덧댄 부츠와 손가방 등도 활용도가 높다.
클러치 백은 필수
여배우들의 시상식 패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손에 가볍게 드는 클러치 백. 이브닝 드레스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파티 의상에도 제격이다. 단 화장품 파우치와 지갑, 휴대폰 등 소지품이 들어가야 하니까 너무 작은 것보다는 다소 크기가 있고 어깨 끈이 있는 제품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기에 더 좋다.
파티 의상에 흔히 이용되는 것은 반짝이는 글램룩 스타일, 골드나 실버 계통의 글래머러스한 클러치 백. 검정색과 모피로 이뤄져 다소 칙칙할 수 있는 실루엣에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하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반면 빨강 보라 녹색 등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제품들은 캐주얼 파티에 이용할 수 있다.
정은경 루이까또즈 디자인팀 과장은 "클러치 백은 직접 손에 드는 제품이니만큼 그립감도 중요하다"며 "틀이 잡힌 단단한 클러치 백보다는 부드러운 질감의 가죽 제품이 오래 들고 다니기에 더 좋다"고 말했다.
남성은 보타이 또는 모자에 주목
임성미 캠브리지코오롱 남성복총괄 디자인디렉터는 " 모임의 성격과 핫 트렌드를 파악한다면 평소 입는 정장도 눈길을 끄는 액세서리로 색다르게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올 겨울에는 클래식 정장에 캐주얼을 믹스매치하고 체크 패턴 보타이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유행 스타일. 댄디의 멋스러움과 자유로운 감성이 어우러지는 효과를 낸다.
좀 더 캐주얼한 감각을 원한다면 상하의 같은 정장을 입는 것은 피하고 올 가을과 겨울 인기 상품인 체크 무늬 재킷에 연한 광택이 있는 기모면 소재 바지와 스니커즈를 곁들여보자. 여기에 여름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페도라를 쓰면 댄디 스타일이 완성된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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