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전을 하루 앞둔 금요일, 과달라하라 공항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활기찼다. 거기에 휴가 온 멕시코인들도 한몫했다. 우리와는 달리 그들은 2주마다 급여를 받는데 급여를 받아 주머니가 두둑한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과달라하라인 것이다. 도시는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유독 하늘이 가까운 도시였다. 우리에게는 좀 생소하지만 과달라하라 도서전에 한국이 독립 부스를 낸 것이 벌써 4년째이다.
하지만 우리 출판사들의 참가는 아직 미미해서 아동서적 전문 출판사인 예림당과 여원미디어가 전부였다. 이국어만 있는 넓고 넓은 행사장을 헤매다 낯익은 책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면서부터 놀란 것은 생각보다 스페인어권의 나라들이 많다는 것이다. 과달라하라 도서전은 스페인어권에서 스페인의 리베르 도서전과 함께 가장 중요한 도서전이다.
단지 스페인어권 국가들만의 축제로 끝날 것을 염려해서 주최 측은 작년에는 이탈리아를, 올해는 미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했다. 스페인어로 번역된 우리의 문학작품 수는 아주 적었다. 그러기에 오히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리 문학이 과달라하라로 오기까지, 한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고영일 본부장은 멕시코시티에서도 그랬고 과달라하라에서도 그랬고 행사 하나하나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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