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 취임 후 첫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병력 3만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계획과 함께 2011년 7월부터는 군대를 철수시키겠다는 출구전략도 구체화했다. 추가 파병을 통해 테러 조직 알카에다 토벌과 이 지역 안보책임의 아프간 이양에 집중, 앞으로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8년째 이어온 아프간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새 아프간 전략의 핵심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알카에다를 와해시키고 물리치는 것이 목표라고 거듭 확인했다.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지대에 있는 알카에다 은신처에 대한 파괴가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알카에다를 돕는 탈레반에 대해서는 "그들의 기세를 역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탈레반을 최대한 압박하고 알카에다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주요 전략이 될 전망이다.
병력 3만명 추가 파병은 이 같은 전략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18개월 이내에 아프간 정부의 안보역량을 강화, 조기 철수하기 위한 양면 전략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가능한 한 최대한 빨리" 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증파를 마무리한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전략의 성공에는 시간이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등 동맹국가들의 추가 파병도 고려해 새 아프간 전략을 구상했다. 미군 3만명 증강은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이 요청한 4만명보다 1만명이 부족한 수준.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이 미국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국제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는 3~4일 나토 외무장관회의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은 회원국들에게 이 점을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파키스탄과 미국은 공동의 적을 상대하고 있다"고 밝혀 파키스탄과 효율적인 공조가 새 전략의 또 다른 축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처음으로 아프간 미군의 철수개시 시점을 못박은 것은 새 전략이 주효했을 경우의 희망 목표점을 내세운 것이다. 전술ㆍ전략적으로 보면 국내적으로는 미 국민들에게 종전의 전망을 제시하는 한편 아프간 정부에 대해선 "그때가 되면 자주적으로 책임지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아프간 정부에 "백지 수표를 준 것은 끝났다"고 선언, 아프간의 부패척결과 자주역량 강화가 조기 출구전략의 핵심임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아프간 정부가 부패와 싸우도록 돕겠다"고 말해 아프간에 안보책임을 이양하면서 전쟁을 성공적으로 끝맺기 위한 아프간의 책임을 거듭 역설했다.
이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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