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90분간의 헛심공방 끝에 마감됐다. 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성남과 전북은 서로 골문을 열지 못하며 0-0으로 비겼다.
두 팀은 6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같은 결과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성남에게는 승리나 다름 없는 값진 무승부이고 전북으로서는 패배나 다름 없는 쓰라린 결과다.
성남은 이날 경기에 '차포를 다 떼어낸 상태'로 나섰다. 팀 주장이자 야전사령관이었던 김정우가 지난 30일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주포 라돈치치와 중앙 미드필더 이호가 경고 누적으로 서포터스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장학영은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전에서 받은 퇴장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수비수 전광진을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하고, 중앙 수비수 박우현을 왼쪽 풀백으로 세우는 긴급 처방으로 경기에 나섰다. 퇴장에 뒤따른 징계로 관중석에서 '원격 지휘'로 3연승을 거둔 그는 경기 시작과 함께 또 다시 무전기를 들고 관중석에 올라가 전반 38분까지 경기를 지켜본 후 벤치로 내려오는 변칙 전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정규리그에서 최다골을 기록한 전북의 창은 성남의 견고한 방패 앞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동국을 최전방에 세우고 브라질리아와 최태욱을 좌우 날개로 펼쳐 공세에 나섰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44분 루이스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의 슈팅이 골네트를 갈랐지만 루이스의 핸드볼 파울로 득점으로 인정돼지 않았고, 후반 5분 이동국의 슈팅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는데 그쳤다. 후반 39분 최태욱의 헤딩 슛은 골라인을 넘기 직전 조병국이 걷어냈다.
성남 수문장 정성룡은 후반 19분 박우현의 클리어링 미스로 자책골이 나올 뻔 한 상황을 막아냈고, 후반 35분 루이스와 일대일로 맞선 찬스에서 감각적인 선방을 펼치며 성남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차전 무승부로 우승 트로피의 향방은 전혀 예상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완산벌에서 유독 강했던 전북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있지만 성남의 상승세가 만만찮다. 성남은 1차전 무승부로 심리적으로 우위를 점하게 됐고 이호와 라돈치치가 나설 수 있어 전력면에서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
성남=김정민기자 goavs@hk.co.kr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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