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새'아프간 전략'에 대한 미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공화당은 3만명 추가 파병을 환영한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철수시기를 밝힌 것에 대해선 양당의 찬반이 역전됐다. 뉴욕타임스는 2일 오바마의 전략이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파병에 대한 민주당 진보파의 반대는 심상치 않다. 가장 열렬한 오바마 지지자였던 잰 샤코우스키 민주당 하원의원을 비롯한 오랜 정치적 동지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샤코우스키 의원은 "아프가니스탄이 또 하나의 수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대표적 철군론자인 짐 맥거번 민주당 하원의원도 반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7월이라는 철군개시 시점을 제시하며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을 달랬지만 이에 대해선 공화당이 맹공격을 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철수 계획을 밝힌 것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더 대담하게 하고 동맹국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찬반논란은 의회에서의 전비승인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추가 파병안으로 300억달러(약 35조원)가 더 필요하다.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만 7,688억달러로, 내년에는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당연히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위해 뉴욕 웨스트포인트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양당의 주요인사 30명과 밀담을 나누며 설득에 나선 것은 그만큼 미 의회의 사정이 만만치 않음을 의미한다. 이 회담 후 세출위원회 소속 제리 루이스를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증파기금 조성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자금 마련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으나 하원 세출위원장인 민주당 데이비드 오베이 의원은 새로운 세금을 더 걷어야 할 것이라며 다른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예견했다. 전비 충당 방안으로는 특별부가세 징수, 전쟁채권 발행, 경기부양자금 활용 등이 거론된다. 오바마 승부수의 성패는 결국 전비 승인을 위한 의회 설득에 달렸다는 분석이 많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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