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과도 같은 7연패 수렁. 1일 안양 KT&G와의 2009~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잠실 홈경기를 앞둔 서울 SK 선수들의 분위기는 비장했다. 하위권 추락의 위기에 처한 SK는 부상 중인 방성윤과 김민수, 주희정과 변현수 등 주전 전원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이는 곧 제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선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광대뼈 접합 수술 후 마스크를 쓰고 출전한 김민수, 무릎에 두터운 보호대를 찬 방성윤, 발목 통증이 남아있는 주희정, 시종일관 허리를 감싸 쥐는 변현수에게서 이미 평소의 파괴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SK는 1쿼터에 8득점에 그쳤다. 그리고 2쿼터에는 7점을 추가했다. 전반 득점 15점. 프로농구 역대 정규경기 사상 전반 최소득점(종전 19점, 2차례)을 4점이나 경신한 굴욕적인 새 기록이었다. SK의 전반전 2점슛 성공률은 37%(19개 중 7개 성공), 3점슛은 7개 모두 실패했다.
전반을 15-32로 뒤진 SK는 4쿼터 중반 맹렬한 추격전을 펼쳤다. 4분여를 남기고는 주희정의 3점슛으로 52-57, 5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KT&G는 2분40초를 남기고 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이 림을 통과하면서 점수차를 8점으로 벌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종 점수는 KT&G의 66-60 승리. SK는 8연패에 빠지며 7승13패가 돼 8위 KT&G(6승12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7위 자리를 지켰다. 올시즌까지 SK에서 KT&G로 이적한 김종학은 3점슛 4개로 12점을 기록하며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전주에서는 홈팀 KCC가 서울 삼성을 90-80으로 꺾고 5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올시즌 첫 전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하며 13승7패가 된 KCC는 원주 동부(12승7패)를 제치고 단독3위로 뛰어 올랐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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