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대통령 퇴임 후 내년 5월 총선 출마를 선언,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을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현역 국회의원은 형사소추 대상에서 제외돼 아로요 대통령의 출마는 정권교체 뒤 친인척 비리 등 자신에 대한 부정부패 공세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퇴임 후 의원출마는 아로요 대통령이 첫 사례가 된다.
영국 일간신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일 아로요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자마자 5월로 예정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계획을 공식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로요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세력을 규합, 원내 교두보를 확보한 뒤 차기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에메리투스 오스카 크루즈 필리핀 가톨릭 대주교는 "아로요가 권력에 중독됐다"고 맹비난했으며 제호마르 비나이 야당 당수 등 반대파들은 "헌정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비나이는 특히 아로요가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국회의장직에 올라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차기 대통령은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불안한 날들을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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