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타고 사냥터로 달려가는 신라인, 상상 속의 새를 표현한 신라의 그림이 또렷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73년 천마총 발굴 때 천마도와 함께 출토된 유물인 채화판(彩畵板)을 적외선 촬영한 결과, 육안으로 관찰이 불가능했던 기마인물도와 서조도(瑞鳥圖)의 형태를 모두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두 개의 채화판에 각각 기마인물도와 서조도가 그려져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 형상은 알아보기 어려웠다. 실체를 드러낸 채화판의 그림들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기마인물도 및 서조도의 양식과 유사해 두 나라의 교류를 짐작케 한다.
마구(馬具)의 일종으로 추정되는 채화판은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판 8개를 둥글게 이어붙인 뒤 각 면에 하나씩 그림을 그린 것이다. 기마인물도 채화판의 그림은 8점이지만, 서조도 채화판은 면 하나가 훼손돼 7점만 남아있다.
서조도의 새는 쥐, 토끼 등 각기 다른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데 사람의 머리를 한 것도 있다. 적외선 촬영으로 새로 밝혀진 천마총 채화판에 대한 연구 결과는 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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