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래 끊임없이 요동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오늘'을 그린 사람들은 누구일까. 미 ABC방송은 30일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 등 2000년 이후 최근 10년간 미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인사 10명을 뽑아 그들의 공과를 간명하게 정리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올랐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1987년부터 19년간 미국 중앙은행을 이끈 입지전적 인물로 '금융의 신'이란 추앙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의장직에서 물러난 2년 후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재임 중 저금리 정책이 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지탄을 받았다. 의회 청문회에서 "내가 실수했다"고 참회한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고 ABC는 전했다.
'대공황 전문가'인 벤 버냉키 현 Fed 의장은 금융위기를 수습한 점을 평가 받았다. 다만 2006년부터 의장직을 맡은 그는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로 시작된 금융위기를 감지하는데 재빠르지 못했으며, 2008년 초 부동산 가격 하락의 충격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골드만삭스 CEO 출신인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은 금융위기 때 리먼브라더스에 대한 지원을 계속 외면해 결국 위기를 증폭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7,000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의 공과에 대한 찬반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현 재무장관인 티머시 가이트너도 취임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재직하면서 금융위기 수습에 참여했으나, 지금은 경기부양책의 비효율성 문제에 대한 비판을 받으며 퇴진압력을 받고 있다.
8,000억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을 이끄는 원자바오 총리도 10년 간 미국 경제를 좌우한 인물로 꼽혔다. ABC는 그가 대표하는 중국이 오바마 미 대통령으로부터 "지구촌 힘의 원천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은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세계 최고 갑부로 꼽히는 워런 버핏은 금융위기 가운데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주식매수를 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최근 벌링턴노던산타페 철도회사를 인수하면서 "미국의 미래는 철도에 있다"고 해 미국의 미래에 희망을 표시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금융위기를 겪는 동안 오히려 명성을 구가한 몇 안 되는 금융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가이트너의 후임 재무장관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밖에 주가폭락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도 과도한 보너스를 임원에게 지급해 비난의 표적이 되었던 행크 그린버그 AIG 창업자, 메릴린치를 인수했으나 부실이 커져 구제금융 450억달러를 지원받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켄 루이스 최고경영자도 ABC가 선정한 10명에 포함됐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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